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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35살에 백내장과 렌즈삽입(ICR) 수술 같이한 SSUL (feat. 성모안과)

by 엄뇽뇽 2022.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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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내 안경에 지문 묻혔니?

35살 황당하게도 백내장이 찾아와서 수술을 준비하면서 알아봤던 과정들과 정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눈에 무언가 문제가 생겼다는 첫 느낌은 빛 번짐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안경을 오래 써왔던 저인데 컴퓨터 업무와 잦은 휴대폰 사용으로 시력이 점점 나빠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안경을 닦아도 습한 여름날 달무리가 지는 것처럼 빛이 번져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시력이 변해서 안경 도수가 안 맞겠거니 생각하고 안경을 새로 맞췄는데 의심 가는 눈이 시력이 오히려 좋아져 있더군요. 이때 조심했어야 했었습니다.  안경을 새로 맞춰서 처음 쓰는데 렌즈가 안 닦인 느낌이 나서 동네병원에 알아보니 왼쪽 눈에 백내장이 왔다고 하더군요. 2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1.0이었던 시력이 안경을 쓰고도 0.5~0.4로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어두운 시야
달무리 이미지출처 : 핀터레스트https://www.pinterest.co.kr/pin/391883605083175445/

 

# 백내장이란

 백내장은 눈으로 들어오는 빛을 굴절시켜 망막의 시신경에 맺히게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져서 눈으로 들어오는 빛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면서 사물이 번져 보이는 질병입니다. 안압 상승으로 시신경이 직접 손상되는 녹내장과는 다르며, 백내장은 보통 노화로 인해서 발병하지만 외상, 수술, 흡연, 스테로이드성 약물의 장기간 복용 그리고 자외선으로도 발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같이 30대에 발병하는 경우는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며 제 경우 20대에 바다를 보면서 일한 경력이 있는데 이때 수면에 비치는 햇빛에 장기간 노출된 것이 문제가 아니었나 판단하고 있습니다. 수술이 보편화된 질병이어서 큰 걱정은 안 해도 된답니다. 불편해서 그렇지...

 

안구 구조
안구구조

# 문제의 해결 다초점? 단초점?

 백내장 치료는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넣음으로써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단초점 렌즈의 경우 먼 곳, 가까운 곳 한 곳만 지정해서 잘 보이게 만들 수 있으며 다초점렌즈는 먼 곳, 가까운 곳을 어느 정도 잘 보이게 만들 수 있는 렌즈입니다. 각 렌즈의 장단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단초점 다초점
시야 원거리, 근거리를 필수적으로 선택하셔야 합니다.
(필수적으로 안경을 쓰셔야합니다.)
원거리, 중거리, 근거리 다 볼 수 있습니다.
(원래 시력처럼 다 잘 보이진 않습니다.)
빛번짐 적은편입니다. 많이 생깁니다.
보험적용 건강보험이나 실비적용이 가능합니다.
(난시교정용일 경우 일부 제외)
적용 불가능
(2015.12.31.이전 가입한 실비보험은 적용가능)
적응성 안경으로 보조해주면 쉽다고 합니다. 단초점보다 적응이 많이 어렵다고 합니다.
(6개월~1년정도 소요)
비용 20~200만원으로 저렴합니다. 400~1000만원까지 다양합니다.

근시와 원시를 설명하기 위한사진-테이블위에 물체를 두고 가까운곳과 먼곳에 초점을 다르게 한 사진을 나열함.
단초점 근거리(위), 단초점 원거리(중앙), 다초점

 어떤 렌즈를 선택하시느냐에 따라 보시는 사진들처럼 시야가 달라 보입니다. 다초점의 경우 잘 볼 수 있지만 근거리도 원거리도 단초점에 특정부위만큼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상황에 맞게 선택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렌즈의 종류와 제조사들은 선택지가 너무 많은 관계로 본 포스팅에서는 별도로 다루지 않겠습니다. 홍보용으로 만드는 포스팅도 아니고요. 일단은 미국제, 독일제 등의 렌즈를 사용해야 하는데 아쉽게도 국내 제조 기술이 못 따라간다고 합니다.  일본제나 덴마크도 유명하다는데 알아본 병원 모두 추천해주지 않았어요. 저의 경우는 이곳저곳 다녀보다가 다초점 J&J의 시너지로 선택했습니다. 

# 백내장 수술 과정

백내장의 수술은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1. 각막 주변을 절개합니다.

2. 혼탁해진 수정체를 초음파로 분쇄하여 제거합니다.

3. 수정체가 있던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합니다.

4. 절개 자리는 저절로 아물도록 하고 수술이 마무리합니다.

# 안검사 및 수술 많이 아픈가요?

 동네병원에서 백내장 소견을 받고 난 다음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수소문했습니다. 가까운 부산에서 어떻게 추천해줄지 5군데 이상 돌아다녀본 것 같네요. 시력검사, 안압검사, 안구의 단면 검사, 시상이 제대로 보이는지 여러 가지 검사하는데 한 곳에 하루 정도 소요됐었고요 검사할 때 동공을 확장시키는 안약을 넣고 검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6시간 이상은 눈이 매우 부시고 초점이 안 맞아서 운전은 할 수 없었습니다.

 

 수술 진행은 해운대 성모안과에서 진행했고 오전 수술이었어요. 수술 전 3일부터 지시받은 대로 3종류 안약을 하루 4번 넣고 수술하게 되었습니다. 수술 전에도 동공을 크게 하는 안약을 넣으며 기다리다가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소요시간은 약 15분 정도 걸렸습니다. 아프다기보다 너무 눈이 부셔서 하얗게 시야가 없어지기 때문에 정면을 잘 보라고 말씀하시는데 내가 어디를 보는지 감이 잘 안 와서 그게 힘들었고요 안약을 넣어 마취를 해서 큰 통증은 없었습니다.(실시간으로 시야가 덜컥 덜컥 바뀌는 건 무서웠어요.)  수술 후 보험 정리를 위해 6시간 당일 입원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해서 오후 3시에는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통증은 저녁에 접혀있던 수정체가 펴지면서 생겼던 것 같고요 모래알이 들어간 느낌, 하드렌즈를 눈에 넣어놓은 느낌처럼 까끌까끌했어요. 다음날 안대를 제거하고 시력을 제보니 0.5 정도 나왔었습니다. 

# 한쪽만 백내장인데 반대 눈과 어떻게 시력을 맞췄어요?

 저의 경우 한쪽에만 백내장이 와서 다른 한쪽은 원래 시력을 그대로 쓸 수 있었습니다. 아직 운전도 많이 해야 하고 야외활동도 많이 필요해서 안경을 벗기를 희망했고요 한쪽은 백내장 수술을 진행해서 인공수정체를 넣고 다른 한쪽은 렌즈삽입술을 해서 안경을 벗을 수 있을 정도의 시력을 확보하기로 했습니다. 워낙 어릴 때부터 고도근시였어서 일반 라식, 라섹, 스마일라식 전부 적용이 불가했거든요.

 

# 렌즈삽입술(Implntable Contect Lens)이란?

 렌즈삽입술(이하 ICR)은 개인의 시력 개선에 필요한 시력교정용 렌즈를 안구 안에 삽입하는 수술입니다. 홍채의 앞에 렌즈가 위치하는지 홍채의 뒤에 렌즈가 위치하는지에 따라 명칭은 차이가 있습니다. 홍채 앞에 위치시킬 경우 안구 내에 방수라는 액체가 빠져나갈 길을 뚫어주기 위해 추가로 홍채에 구멍을 뚫어줘야 하지만 렌즈 구조에 구멍을 추가해서 별도로 홍채에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되게 만든 수술이 아쿠아 ICR이 좀 더 최신 수술이며 수술도 간편하고 해서 저는 백내장의 반대편에 아쿠아 ICR을 진행하였습니다.

렌즈삽입술 설명도-안구와 시력교정용 렌즈가 들어가는 위치 설명
ICR 설명 : 이미치출처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27803&cid=51007&categoryId=51007

 

렌즈삽입술도 백내장 수술과 동일하게 진행됩니다.

 

1. 각막을 절개합니다.

2. 렌즈를 삽입합니다.

3. 렌즈가 홍채 뒤에 위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수술 준비과정도 백내장 때와 동일했고 수술시간은 10분 정도 걸렸습니다. 렌즈를 홍채 뒤에 위치시키는 과정에서 동작 범위가 컸는지 오히려 백내장 수술 때보다 아팠던 것 같습니다. 눈썹으로 눈을 스윽스윽 긁는 느낌이었어요. 견딜만했습니다. 수술하고 하루정도 지나서 다음날 내원 진료하니까 바로 시력이 좋아져서 0.7~0.8 정도의 시력이 나왔습니다. 

 

 양안을 하루에 수술하지는 못 하고요 한쪽 수술하고 다음날 내원 진료 3일째에 다른 쪽 수술 4일째 내원 진료 보기 때문에 총 4일이 필요했습니다. 플라스틱 보안대를 하루는 하고 있어야 해서 졸지에 애꾸눈은 피해 갈 수 없었어요. 건강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왕건드라마 궁예의 사진-양쪽에 안대를하여 웃기기위한 사진
누구인가?

 

# 수술 후 시력은? 빛 번짐은 어땠는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보이는 게 좋아졌지만 인공수정체의 한계는 반드시 존재합니다. 백내장 수술을 한 눈은 아무리 좋은 인공수정체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근거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수술하고 약 1개월이 지나는 시점이라 적응 정도에 따라 일부 달라진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아무리 다초점을 넣어도 근거리가 잘 보이길 기대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팔을 쭉 뻗어야 휴대폰 글자가 보인다고 생각하시면 느낌이 오실 것 같습니다. 시력 자체는 이상이 없을 때 왼쪽 눈이 안경을 끼고 1.0이어서 그 정도 시력을 기대했지만 오늘도 시력을 측정한 결과 0.5~0.6이 최대였습니다. 1년 정도 적응기간을 거치면 가까운 거리도 좀 보인다는데 추후의 결과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렌즈 삽입을 한쪽은 가까운 거리 먼 거리 다 잘 보입니다. 시력도 0.7 정도로 잘 나오고요, 결과적으로 안경을 벗고 운전이 가능하고 먼 곳을 볼 때는 안경을 꼈을 때처럼 선명하게 보입니다. 백내장+안경으로 뿌옇게 지내던 때랑 비교하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빛 번짐은 양쪽 눈 다 피할 수 없었습니다.

밤 가로등 사진 빛번짐이 생기는 보양 가로등 불빛 중심에서 달무리처럼 빛이 번짐
빛번짐이 생기는 모양

  양쪽 눈 전부 가로등 불빛의 가장자리가 번지고요 백내장 수술을 한 경우 렌즈 모양처럼 좌측 사진의 결이 보이고 오른쪽의 경우 눈의 좌측과 우측에 링 현상처럼 테두리가 살짝살짝 보입니다. 빛을 보는 각도와 주변 밝기에 따라서 다르지만 수술 전과 비교했을 때 이 현상은 반드시 나타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밤 운전하다가 터널에 가면 아주 난리부르스인데 그래도 처음보다는 많이 적응이 되고 있어요.

 

# 보험처리

 요즘 수술의 남발로 보험사에서 백내장 수술에 관련된 실비보험적용을 대폭 축소시켰습니다. 따라서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단초점은 실비보험과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해서 렌즈값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지만 다초점렌즈의 경우에는 실비보험 적용이 어렵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2015년까지 가입된 실비보험에서는 적용이 일부 가능하다고 하는데 저는 아쉽게도 적용 가능한 상품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보험적용이 안 되는 부분은 렌즈값에 대한 부분이고 진료비와 입원비 수술비 같은 부분은 실비 적용이 가능하니까 가입된 상품을 꼼꼼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보험청구를 위해 아래와 같은 서류들이 필요했습니다.

 1. 극세등현미경 검사결과지(환자명, 좌안/우안 구분하여 명시)

 2. LOCS(혼탁도 분류) 기록지(진료기록지)

 3. 진료비 영수증

 4. 진료비 상세내역서

 5. 입원확인서

렌즈값이 백내장 수술의 핵심이긴 하지만 혜택 받을 건 꼼꼼하게 챙겨줍시다.

# 요약 및 마무리

1. 35살 한쪽 눈만 백내장 걸려서 한쪽은 수술하고 다른 쪽은 렌즈 삽입했습니다.

2. 다초점렌즈를 삽입했는데 가까운 거리(50cm보다 가까운)는 안 보입니다. 렌즈 삽입한 곳은 시력이 괜찮아서 안경 벗었습니다. 완전 편안.ㅎㅎ

3. 빛 번짐은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한계점 반드시 존재합니다.

4. 보험처리가 완전히 안 되는 것은 아니니까 실비보험 꼼꼼히 확인해보세요.

 

이상 백내장 걸리고 안경 벗는 썰이었습니다. 왜 최대한 수술 시기를 늦춰라는지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저도 급격하게 시력이 떨어져서 좌우 비대칭으로 어지러움만 아니었음 좀 더 버텨봤을 텐데 말이죠.ㅎㅎ 건강은 있을 때 챙기는 게 제일인 것 같습니다. 지금 이 글 보고 계시는 분들도 선글라스 필수로 쓰시기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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